주식/시장

12월 FOMC 그리고 엇갈리는 중앙은행들

알 수 없는 사용자 2022. 1. 2. 21:25

Global Macro Research 2021년 12월 25일

 

"12월 FOMC: 1) 물가상승과 테이퍼링 / 2) 매파적 점도표"

 

1) 현재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이다. 연준은 이번 FOMC를 통해 물가 상승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COVID-19 및 경제 재개로 수요공급 불균형이 지속돼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테이퍼링 속도를 지금의 2배로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0~0.25%)되었으나 테이퍼링 규모는 기존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2배 확대됐다. 22년 1월부터 매달 국채는 200억 달러, MBS(주택저당증권)는 100억 달러씩 매입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속도라면 연준의 자산매입은 내년 6월말이 아닌 3월말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시장은 12월 점도표를 통해 22년에 세 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내년에 한 번의 금리인상이 예측되던 9월 점도표와 비교하면 꽤 매파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시장은 테이퍼링이 종료되는 시점에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확신하고 있다. 테이퍼링이 3월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인상 시기에 관한 시장 컨센서스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옮겨왔다. 하지만 이번 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연준이 지속적으로 소통해 온 덕분에 시장 충격은 다소 적었다.

 

"예상된 금리인상 시기가 바뀔 여지는 존재"

 

미국의 2022년 말 경제성장률은 기존 3.8%에서 4%로 상향 조정되었으며, 실업률도 올해 4.3%에서 내년 3.5%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은 경제가 완전고용으로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공급망 병목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 상황이 좋아진 만큼 인플레이션 심화 문제를 적극 대응한다는 것이 파월의 입장이다. 그는 테이퍼링 종료 후 금리인상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대응은 향후 물가상승을 위한 것이며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요한 점은 이번 회의가 시장이 예상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의 예측이 옳다면 내년 6월의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2~3번의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늦어질 소지 역시 존재한다. 테이퍼링의 효과로 내년 상반기에 물가상승률이 3~4%대로 둔화되어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연준이 금리인상에 급할 이유가 사라진다. 또한 연준은 책무를 위해 물가안정만이 아닌 고용측면도 고려해야한다. 만일 경제가 불완전한 회복에 놓여 있는 상태에서 긴축을 위해 섣불리 금리인상을 한다면 다시 위축되는 국면에 빠질 수 있다. 상황이 과거와 같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사례들로 볼 때 고용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대략 1년 뒤 금리인상을 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연준 내적요인이 아닌 외적요인도 금리인상 시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 양상이 향후 어떻게 변화되는지가 관건이다. 파월 의장은 12월 FOMC에서 “불확실성은 있지만 경제는 새로운 바이러스와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연준은 과거에 비해 팬데믹 영향을 받아들인 모습이다. 12월 24일 FDA는 팍스로비드에 이어 머크 사의 몰누피라비르도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부작용과 효능 논란이 있음에도 팬데믹 해결을 위한 미 당국의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해결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추가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대만이 대립 양상을 보이며 정치적 리스크가 생겼다. 이 같은 외적요인이 향후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는 좌우될 수 있다.

 

"엇갈리는 중앙은행들의 행보"

 

영국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내년 봄 무렵 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그 시기가 일찍 다가왔다. 이는 2011년 9월 이후 10년 2개월만의 최고치이다. 영란은행은 오미크론으로 인한 경기침체보다 고물가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영국은 16일 열린 통화정책위원회에서 0.15% 인상된 0.25%로 기준금리를 결정했다. 본래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었으나 3년 4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며 선제적으로 나섰다.

 

ECB(유럽중앙은행)도 16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었다. 유로존 CPI가 작년 10월 대비 4.1% 올랐음에도 ECB는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의 없음도 시사했다. FED와 달리 ECB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내년에 해소된다고 보고 있다. 유로존은 2011년 두 차례 금리인상으로 경제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긴축에 신중할 이유도 있다. ECB는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내년 3월에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이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내년 2분기부터 기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채권 매입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매달 200억 유로씩 사들이는 채권 규모는 내년 2분기 400억 유로, 3분기 300억 유로로 증대되며 4분기부터 다시 월 200억 유로로 돌아온다.

 

현재 인플레이션 문제는 세계적 추세이다. 많은 국가들이 기록적이고 연속적인 물가상승을 겪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테이퍼링 후 점진적 금리인상을 발표했고 영국은 선제적인 금리인상 조치를 취했다. 또한 유로존은 긴축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슷한 상황에서 각기 다른 통화정책을 택하는 중앙은행들의 행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 본 글은 본인이 12월 25일 기록했던 글을 포스팅 한 것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본 글의 저작권은 블로거 본인에게 있으며 본인의 동의없이 함부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Written By 베르벵